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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경제학

소비자이론의 응용

 노동 공급에 관한 결정

 

 

 어떤 대표적인 노동자가 직면하고 있는 선택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묘사해보기로 하자. 그는 하루 24시간 중 10시간은 먹고 자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라 생각하여 따로 떼어 놓고, 나머지 14시간 만을 경제적 선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의 선택은 이 14시간을 두 가지 일, 즉 노동을 함으로써 소득을 얻는 일과 여가로 사용하여 즐거움을 누리는 일 사이에서 어떻게 나누어 쓸 것인지에 관한 결정을 뜻한다. 우리가 이 선택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그 선택의 결과로 얼마만큼의 노동을 공급할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소득을 얻기 위한 노동에 쓰인 시간을 H라 하고 여가에 쓰인 시간을 L이라 하면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하게 된다.

 H + L = 14

 그의 시간당 임금률이 w0로 주어졌다고 가정하면 그가 얻는 소득(M)은 woH가 된다. 그가 느끼는 효용의 크기는 여가와 더불어 그 이외의 모든 상품을 사는 데 쓸 수 있는 소득의 크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효용 함수로 대표할 수 있다.

 U = U(L, M)

 우선 H= 14 - L임에 착안하여 그의 예산선을 식으로 표한할 수 있다.

M = w0(14 - L) 그러므로 예산선은 그림처럼 기울기가 -w0이고 수직축 위의 절편이 14w0인 선분이 된다. 이 수직축 위의 절편은 모든 시간을 노동에 투입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소득을 나타내며, 수평축 위의 절편 14는 모든 시간을 여가에 투입할 경우 최대한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나타낸다.

 여기에 U = U(L, M)에서 도출되는 무차별 지도를 겹쳐 놓으면,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E점에서 그 사람의 효용이 극대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그 점이 의미하는 바의 여가와 소득(L*, M*)을 선택함으로써 효용을 극대화하게 된다. 그의 노동공급에 관한 결정은 이 효용 극대화 과정의 부산물로 얻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L* 시간의 여가를 선택했다는 것은 (14 - L*) 시간을 노동으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람의 시간당 임금률이 w0에서 w1으로 오르면 노동 공급량은 증가할 것인가, 감소할 것인가. 예산선의 기울기는 시간당 임금률에 -부호를 붙인 것과 같으므로 이 변화로 인해 예산선은 종전보다 더욱 가파른 기울기를 갖게 된다. 임금률 상승이 노동 공급량에 미치는 영향이 이처럼 불분명한 것은 임금률 상승에서 나오는 대체효과와 소득효과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선 임금률의 상승은 여가 한 시간을 쓰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의 상승을 뜻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종전에 시간당 5천 원을 받던 사람이 이제 2만 5천 원을 받게 된다면 한 시간을 여가로 사용할 때 예전보다 다섯 배나 더 많은 소득을 희생해야 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더 비싸진 것을 예전보다 덜 소비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대체효과는 여가 소비를 줄이고 그 대신 노동 공급량을 늘리도록 만든다.

 임금률의 상승은 다른 한편으로 예전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예전과 같은 시간의 노동만 하더라도 그의 소득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소득효과는 정상재의 일종인 여가의 소비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이에 따라 노동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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