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제도를 통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여러 가지 구체적 형태로 행해질 수 있다.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도움의 형태는 현금보조(cash transfer)를 통해 그들의 구매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며, 두 번째로는 가난한 사람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고 생각되는 식료품 같은 재화를 현물 보조(in-kind transfer)의 형태로 지급해 주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구입하는 물건들에 대해 가격 할인의 혜택, 즉 가격보조(price subsidy)를 해주는 방법도 있다. 어느 보조방식을 쓰든 이 사업에 쓸 수 있는 정부의 예산은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예산의 크기를 일정하게 통제함으로써 각 보조방식의 차이를 분명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보조와 현물 보조
그림은 현금보조와 현물 보조 방식이 어떻게 비교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림에서 보조사업 대상자가 원래 갖고 있던 예산선, 즉 보조가 없을 때의 예산선은 선분 AB로 나타나 있다. 만약 정부가 현금으로 보조해 주는 방식을 취한다면 그의 처분 가능 소득이 그만큼 증가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CD가 새 예산선이 된다. 현금보조의 방식 대신 그에 상응하는 양의 쌀, 다시 말해 선분 AF' 혹은 BD의 길이에 해당하는 양만큼의 쌀을 직접 공급해 주는 방식을 취한다면 예산선은 이와 다른 모양이 된다. 이 경우의 예산선은 선분 AB를 오른쪽 방향으로 쌀 보조량만큼 밀어낸 것, 다시 말해 꺾어져 있는 붉은색 선분 AF'D가 된다.
이 두 경우의 차이는 예산 집합에 옅은 보라색으로 표시한 △ACF'이 포함되어 있느냐의 여부다. 현금보조의 경우에는 이 구역이 예산 집합의 일부가 되어 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점들이 되는 데 비해, 현물로 보조해 주는 경우에는 선택이 불가능한 점들이 되는 차이가 생긴 것이다.
j0, j1, j2의 무차별곡선과 i0, i1, i2의 또 다른 모임은 선호가 서로 다른 두 소비 자의 선호 체계를 각각 대표하고 있다. 우선 i로 나타낸 무차별 지도를 갖는 소비자의 경우에는 어떤 방식의 보조가 주어지든 E'점을 선택할 것이다. 따라서 그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두 가지 보조방식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나 j로 나타낸 무차별 지도를 갖는 소비자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현물 보조의 경우에는 F'점을 선택하겠지만 현금보조의 경우에는 F''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소비자에게 현물 보조 대신 현금 보조가 주어질 때 그는 더욱 높은 수준의 효용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금보조가 주어질 때 선택되는 점 F''은 무차별곡선 j2 위에 있어 현물 보조의 경우에 선택되는 j1 위의 점 F'보다 더 높은 효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현금보조와 현물 보조 둘 중 더 좋은 대답은 현금보조가 더 좋다는 것이 될 수 있다. 아무런 차이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j로 나타낸 무차별 지도를 갖는 사람처럼 현금보조하에서 더 높은 효용을 얻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러 나라 정부가 현물로 주는 방식을 고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금보조를 해주면 그것을 술이나 도박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용도로 써버릴지 모르기 때문에 아예 쌀 같은 현물로 주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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