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대차선
지금 보는 내기에서 김 씨가 장미를 뽑아 돈을 딸 확률과 민들레를 뽑아 돈을 잃을 확률은 각각 1/3, 2/3로 주어져 있는 셈이다. 카드 뽑기를 무수히 많이 반복할 때 이와 같은 비율로 장미와 민들레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사실에 입각해 특정한 선택이 의미하는 시장바구니의 기대치(expected value)를 구할 수 있다. 김 씨가 돈을 전혀 걸지 않았을 경우 시장바구니의 기대치는 물론 10만원이다. 만약 3만원을 걸었다면 Cr = 13만원, Cd = 7만원이므로 다음과 같이 기대치를 계산할 수 있다.
(1/3 x 13만원) + (2/3 x 7만원) = 9만원
이와 같이 3만원을 걸었을 때의 기대치가 아무것도 걸지 않았을 때의 기대치보다 더 작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 내기는 애당초 카드를 뽑는 사람에게 불리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는 돈의 액수가 클수록 기대치가 더욱 작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얼마를 걸든 항상 처음 상태와 같은 기대치를 주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기의 규칙을 어떻게 정해야 할까. 민들레 카드가 두 장인데 장미 카드는 한 장뿐이기 때문에 장미를 뽑을 경우 건 돈의 두 배를 얹어서 돌려주어야 기대치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림에 그려진 선분 FJ는 이와 같이 내기의 규칙을 바꾸었을 때 김 씨가 가질 수 있는 Cr과 Cd의 조합들을 보여주고 있다. 3만원을 건 경우는 이 선분 위의 T점이 선택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똑같은 기대치를 주는 두 조건부상품의 조합들이 나타내는 선분 FJ를 등기대치선(isoexpected value line)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등기대치선은 다음과 같이 정의 되는 선분을 뜻한다.
등기대치선 : 불확실성하의 선택대상이 되는 조건부상품의 조합 중에서 똑같은 기대치를 주는 것들의 집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등기대치선이다.
내기는 공정할 수 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데, '공정하다'(fair)고 하는 것은 얼마를 걸든 전혀 걸지 않은 경우와 기대치가 똑같은 경우를 가리킨다. 내기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순수익이 0이라는 뜻에서 공정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본 등기대치선은 공정한 승산을 뜻하는 예산선이라는 의미에서 공정승산선(fair odds line)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등기대치선의 기울기가 -1/2이라는 것으로부터 이 선이 공정한 승산을 의미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울기는 장미가 나왔을 경우에 두 배를 따게 해준다는 것을 뜻하는데, 장미가 나올 확률이 1/3인데 비해 민들레가 나올확률은 2/3라는 확률의 비율을 생각해 보면 공정한 내기가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등기대치선이 공정한 내기를 하는 사람의 예산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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