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선호관계에 대해 두 가지의 공리를 세우기로 한다.
약공리(weak axiom): 만약 한 상품묶음 Q0가 다른 상품묶음 Q1보다 현시선호된다면, 어떤 경우에서도 Q1이 Q0보다 현시선호될 수 없다.
강공리(strong axiom): 만약 한 상품묶음 Q0가 다른 상품묶음 Qn보다 간접적으로 현시선호된다면, 어떤 경우에서도 Qn이 Q0보다 간접적으로 현시선호될 수 없다.
그런데 이 두 공리는 서로 완전하게 다른 것이 아니라 어떤 상호연관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강공리가 성립할 때 약공리는 자동적으로 성립하는 관계가 이 둘 사이에 존재한다. 강공리의 정의에서 보는 상품묶음 Qn이라는 표현에서 n은 임의의 자연수를 뜻하기 때문에 이를 Q1으로 특정시켜 놓아도 상관이 없다. 이렇게 써놓으면 강공리는 실질적으로 약공리와 똑같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강공리가 성립하면 약공리는 자동적으로 성립한다느 말, 즉 강공리가 약공리를 함축하고 있다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을 갖고 있다.
약공리는 현시선호이론의 핵심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가정이다. 이 공리는 일단 어떤 상품묶음 Q0가 다른 상품묶음 Q1보다 현시선호되면, 그 반대로 Q1이 Q0보다 현시선호되는 일이 없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행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를 보면 현시선호이론이 소비자의 일관성있는 선택을 가장 큰 전제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에서 Q0가 Q1보다 현시선호되었다고 한 것은 P0라는 가격벡터하에서 Q0가 선택되었고, P0Q0 이 성립함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P1이라는 다른 가격벡터가 주어졌을 경우 그 소비자가 Q1을 선택하는 것이 관찰되었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약공리에 따르면 새로운 가격벡터가 주어졌다고 해서 Q1이 Q0보다 현시선호될 수 없다. 그러므로 가격벡터 P1하에서 Q1이 선택되었다면, 그 소비자의 소득으로 Q0를 구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하고 있어 그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P1Q0 > P1Q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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