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의 안정성은 어떤 교란요인으로 인해 균형에서 이탈되었을 때 원래의 균형으로 다시 돌아오려는 경향이 있느냐의 여부로 판가름 난다. 다시 말해 원래의 균형으로 돌아오려는 경향이 있을 때 그 균형은 안정적이며, 돌아오려는 경향이 없고 오히려 계속 멀어지려 하면 불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적 안정성(static stability)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만 운동의 방향만을 가지고 안정성 여부를 고찰하는 반면, 동적 안정성(dynamic stability)는 균형으로 돌아가거나 그것에서 멀어지는 시간경로(time path) 전체에 관심을 갖고 안정성 여부를 고찰한다.
정적 안정성(static stability)
정적 안정성은 조정과정의 성격에 따라 다시 '왈라스적 안정성'과 '마샬적 안정성'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앞에서 시장에 초과수요가 존재하면 가격이 올라가고, 반대로 초과공급이 존재하면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제가 불균형상태에 있을 때 이처럼 가격의 변동에 의해 초과수요나 초과공급이 해소되어 나가는 과정을 가리켜 왈라스적 조정과정(walrasian adjustment process)이라고 부른다. 만약 왈라스적 조정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 균형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초과공급이 존재하고 균형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초과수요가 존재할 때 균형은 안정적이 된다.
균형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초과공급이 존재하면 왈라스적 조정에 의해 가겨이 내려가게 된다. 이에 따라 가격은 균형가격으로 돌아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마찬가지로 균형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초과수요가 존재할 때도 가격이 균형가격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균형이 이와 같은 의미에서 안정성을 보일 때 우리는 왈라스적 안정성(salrasian stability)을 갖는다고 말한다.
마샬은 생산량의 변동이 조정의 중심적 역할을 한다고 보았는데, 마샬적 안정성(marshallian stability)이란 바로 그와 같은 시각에서 파악한 균형의 난정성을 의미한다. 앞에서 본 왈라스적 안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가격의 변화임에 비해, 마샬적 안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생산량의 변화라는 점에서 서로 대조가 된다.
즉 수요곡선이 우하향하는 모양을 갖고 공급곡선이 우상향하는 모양을 갖는 경우에는 균형이 마샬적인 의미에서도 안정성을 갖는다. 드물기는 하나 한쪽 기준에 의해 안정적으로 판단되는 상황이 다른 쪽의 기준에 의하면 불안정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