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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경제학

균형분석의 응용

 

물품세 부과의 효과

 

어떤 물건에 물품세(excise tax)를 부과했을 때 생기는 경제적 효과는 여러측면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세금을 포함한 가격과 시장에서의 거래량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려니와, 세금 부담이 그 상품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분배되느냐도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정부가 휴대폰 1대당 5만원의 물품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휴대폰의 공급자가 그 세금을 내게끔 되어 있다고 하면, 이 물품세의 부과는 휴대폰의 공급곡선을 5만원에 해당하는 거리만큼 위쪽으로 들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물품세를 내야 하는 공급자가 종전에 받던 가격에 5만원을 더 얹어서 팔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금 부과 후의 공급곡선은 아래 그림처럼 원래의 공급곡선을 5만원에 해당하는 거리만큼 위쪽으로 들어올린 StSt가 된다.

 

 

출처.economicsonline.co.uk

 

 이와 같은 공급곡선의 이동으로 인해 균형점은 E에서 E'으로 움직여가게 된다. 이 균형점 이동의 효과는 균형하격의 상승과 균형거래량의 감소로 나타난다. 그런데 여기에서 가격 상승폭은 단위당 물품세인 5만원보다 더 작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림에서 세금을 포함한 가격은 Pt, 세금을 포함하지 않은 가격은 Pn으로 나타나 있다. 둘 사이의 차이가 5만원인데, 가격이 P0에서 Pt로 올라 그 폭이 5만원보다는 작다는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결과의 이유로 들 수 있는 것은 수요곡선이 우하향하는 모양을 가졌다는 것이다. 만약 수요곡선이 수직선의 모양을 갖는다면 가격 상승폭은 정확히 5만원이 된다. 반면 수요곡선이 완전한 수평이라면 가격은 전혀 오르지 않는다. 결국 실제의 가격 상승폭은 수요곡선이 가파를수록 더욱 커지게 된다. 즉 균형점 E의 부근에서 측정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작아질수록 가격 상승폭은 더욱 커진다는 뜻이다. 만약 가격탄력성이 0이면 물품세가 고스란히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는 결과가 나온다. 

 

그런데 수요곡선의 기울기뿐만 아니라 공급곡선의 기울기도 가격 상승폭의 영향을 준다. 공급곡선이 수평선의 모양을 갖는다면 가격상승폭은 정확히 5만원이 될 것이다. 반면 공급곡선이 수직선의 모양을 갖는다면 공급곡선을 5만원에 해당하는 거리만큼 위쪽으로 올린다고 해도 같은 수직선일 뿐이며 따라서 가격변동은 없게 된다. 그러므로 공급곡선의 기울기가 클수록, 균형점 부근에서 공급의 가격탄력성이 작을수록 가격 상승폭이 더 작아진다고 말할 수 있다.

 

공급자는 종전에 P0의 가격을 받고 있었는데, 물품세가 부과된 후에는 Pn밖에 받을 수 없다. 바로 이 둘 사이의 차이가 휴대폰 공급자에게 돌아가는 세금 부담을 뜻한다고 말할 수 있다. 종전에 P0의 가격을 내던 수요자가 이제는 Pt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들 사이의 차이가 수요자에게 돌아가는 세금 부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원래 공급자가 세금을 내게끔 되어 있는데 결과적으로 수요자도 그 부담의 일부를 지게 된 셈이다. 이렇게 조세 부담이 다른 경제주체로 떠넘겨지는 것을 조세부담의 전가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정리해보면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작을수록, 공급의 가격탄력성이 클수록 물품세가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는 폭이 더 크게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는 곧 수요자의 세금 부담폭이 더 커지는 한편 공급자의 세금 부담폭은 그만큼 작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0일경우에는 가격 상승폭은 정확히 5만원이 되는데, 모든 부담이 수요자에게 전가되었음을 뜻한다. 반면에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무한대일 경우에는 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고, 부담의 전가는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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