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곡선의 기본적 성격
무차별곡선: 소비자에게 똑같은 수준의 효용을 주는 상품묶음의 집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무차별곡선이다.
무차별곡선에 기초해 소비자의 행위를 분석하는 방법을 '무차별곡선 분석'(indifference curve analysis)이라고 부른다. 앞으로 우리는 이 분석방법에 의해 소비자의 선택행위를 분석하게 된다. 무차별곡선 분석에서는 소비자의 선호체계를 대표하는 무차별곡선이 다음에 열거한 여러 가지성격을 갖는다고 가정한다. 이와 같은 성격을 갖는 것은 정상적 혹은 표준적인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며, 예외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1) 우리의 고려 대상이 되는 상품묶음을 나타내는 제1상한의 모든 점은 그것을 지나는 하나의 무차별곡선을 갖는다.
2) 무차별곡선은 우하향하는 모양을 갖는다.
3)원점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무차별곡선일수록 더욱 높은 효용수준을 대표한다.
4) 두 무차별곡선은 서로 교차할 수 없다.
5) 무차별곡선은 원점에 대해 볼록한(convex to the origin) 모양을 갖는다.
열거한 다섯 가지 성격은 소비자의 선호체계와 관련하여 설정한 네 공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첫번째 성격, 즉 어떤 점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지나는 한 개의 무차별곡선을 갖고 있다는 성격은 완비성 공리로부터 나온 것이다. 완비성의 공리는 어떤 두 상품묶음의 짝에 대해서도 선호관계의 설정이 가능해야 함을 요구하는데, 모든 점에 대해 이것을 지나는 무차별곡선이 하나씩 있다는 것은 그와 같은 요구가 충족도리 수 있음을 뜻한다.
두번째, 세번째 성격은 상품을 더 많이 소비할수록 더 좋다는 강단조성공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공리가 만족되지 못하는 경우에 무차별곡선은 두번째와 세 번째의 성격을 갖지 못할 수 있다. 고려 대상이 되는 두 상품 중 하나가 쓰레기처럼 더 많이 소비할수록 나쁜 것이라면 무차별곡선은 우상향하는 모양을 갖게 된다.
네번째 성격은 이행성 공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다섯 번째 성격은 볼록성(convexity)이라는 선호체계에 고나한 또 하나의 기본 가정을 추가한데서 나온것이다. 볼록성은 소비자가 극단적인 상품의 조합으로 구성된 상품묶음보다는 여러 상품이 고루 섞여 있는 상품묶음을 더욱 선호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F는 쌀 8단위와 옷 2단위로 구성된 상품묶음, G는 쌀 2단위와 옷 8단위로 구성된 상품묶음을 나타내는데, 소비자가 이 두 상품묶음에서 똑같은 크기의 효용을 얻는다고 하자. 그런데 쌀과 옷이 각각 5단위씩 포함된 제3의 상품묶음 H가 있다고 한다. H는 F와 G를 평균해 만든 상품묶음이라 할 수 있는데, 볼록성은 소비자가 F나 G보다 H를 더욱 선호한다는 것을 뜻한다.
위 그림을 보면 H는 F와 G를 지나는 무차별곡선의 바깥쪽에 있어 이들보다 더 높은 효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옆 그림은 선호체계에 블록성이 없을 때의 무차별곡선 두 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경우에는 앞에서 본 것과 반대로, 소비자가 여러 상품이 고루 섞여 있는 상품묶음보다 극단적인 상품의 조합으로 구성된 상품묶음을 더욱 선호하는 태도가 나타날 수 있다. 첫번째의 C는 A와 B를 평균해 만든 상품묶음을 뜻하는데, A나 B보다 덜 선호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두번재그림에서도 L이 J나 K보다 덜 선호되는 상품묶음으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선호체계가 블록성을 가져 무차별곡선이 원점에 대해서 볼록하다는 것은 오른쪽으로 가면서 그것의 기울기가 점차 원만해짐을 뜻한다. 무차별곡선은 우하향하는 모양을 갖고 있어 기울기가 음(-)의 값을 갖는데, 오른쪽으로 가면서 그 절대값이 점차 작아진다는 말이다. 무차별곡선의 기울기는 두 상품의 사이의 주관적 교환비율이란 의미를 갖는다.